마, 니 붓싼 가봤나? 사람 냄새나는 부산 여행, 마지막 날
찌르르르~ 짹짹짹 짹! 아.. 단잠을 망치는 불청객들이 등장했습니다. 다행히 늦잠은 면했네요. 세상 부지런한 풀벌레랑 참새들 덕분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하늘이 끝내주게 푸르른 날입니다. 여러모로 아쉬운 마지막 날인데 날씨가 좋아서 크게 위안이 되네요.
어제는 밤늦게 도착해서 주변을 충분히 살펴보지 못했는데, 펜션 주변이 향토적으로 친근한 풍경이더라고요.
짧게 스쳐 지나가는 하룻밤의 숙식일 뿐이지만, 이렇게 포스팅으로 잃어버리지 않게 방부제 처리를 하면
오랜 시간이 흐를지라도 언제나 곱씹어 볼 수 있는 나만의 멋진 추억의 페이지가 또 하나 완성됩니다.
정신없이 울리는 배꼽시계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찾아온 곳은, 부산의 두 번째 명물! 바로 밀면이 되겠습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돼지국밥과 밀면은 꼭 먹어야겠다! 마음먹었었는데요. 밀면은 대체 어떤 맛일까? 정말 궁금했습니다.
점심시간이 조금 넘어서 도착해서 인지, 밀면을 맛있게 드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메뉴는 통일! 주문은 빠르게! 음식은 맛있게! 기본이 쥬?
메밀면을 굉장히 좋아해서, 마트에서 파는 메밀 건면을 1kg씩 사다가 장국을 부어서 먹곤 하는데요.
밀면은 냉면처럼 상큼하고 시원한 육수에, 더욱 쫄깃한 식감을 자랑해서 더 맛있게 먹은 것 같습니다.
사이드로 갈비만두를 추가했는데, 만두피도 쫄깃하고 고깃 속도 충분히 들어있어서 한입 가득 베어 무는 맛이 너무 좋았어요!
간장 양념에 벤 고기 속이 가득 들어있어서, 쫄깃쫄깃하면서 달달한 육즙이 가득합니다.
빈틈없이 속이 꽉 차 있는 만두가 보이시죠?
고소한 참기름이 동동 떠다니는 맛스러운 물밀면입니다. 살살 풀어서 빨리 한 입 먹고 싶네요.
비빔밀면은 비비기 좋게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서 그런지, 유난히 참기름 맛이 상큼한 양념장과 함께 한입 가득 느껴졌습니다.
면은 찰기가 있다기보다는 매끈매끈한 느낌이어서 면발이 서로 엉겨 붙거나 불지 않고 쫀득쫀득 했습니다.
후루룩 입안으로 빨아들여서 가볍게 꿀떡꿀떡 넘기기 정말로 좋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매장 안에 회전율도 꽤나 빨랐어요.
위에서 찍은 건 양이 조금 빈약해 보였지만, 실제로 거침없이 비벼서 먹다 보면 양이 적다고는 할 수 없었습니다.
사이드로 만두류를 추가해서 드시면 충분히 배부르고 만족스럽게 밀면을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서울행 기차까지 5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서, 마지막 날에는 느긋하게 커피나 쪽쪽대다가 올라가자 라는 생각으로 근처에 유명한 카페를 찾았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밀면을 맛있게 먹어 치우고 주차장을 나오는 길에 접촉사고가 나서 크게 낭패를 보게 되었습니다.. ㅠ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면, 크게 다친 사람도 없고 범퍼만 살짝 긁혔다는 정도랄까요? 어딜 가든지 안전이 최우선인 것 같습니다.
어찌 됐든, 차 턱주가리가 긁힌 것 긁힌 거고, 입속으로 밥 들어가는 건 또 다른 문제 아니겠습니까?
일단은 심각한 심신 미약 상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충분한 설탕과 탄수화물이 필요했습니다.
주문은 2층에 있는 카운터에서 받고 있으니, 원하는 메뉴를 골라서 2층과 3층 중에 자리를 잡으시면 됩니다.
2층에서 살짝 바라본 전경입니다. 왼쪽에 지나치게 친숙한 간판만 슬쩍 가리면, 지금 당장 유럽이라고 사기(?) 쳐도 어느 정도 먹힐 것 같은 뷰 아닌가요?
음료가 나올 때까지 3층에 올라가서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2층에 비해서 북적북적한 모습이네요.
한눈에 바다가 다 들어오는 모습입니다. 햇볕이 상당히 따가운 날이었는데, 인생 샷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어림도 없죠? 까짓 거, 살가죽 타는 거쯤이야.
음료를 받으면서, 포토존 입장 티켓도 받아오실 수 있는데요. 노양심 얌체족들을 잡기 위해서 검표하시는 직원분이 확인을 하십니다.
각자 개성 넘치는 음료를 시켰네요. 달달한 빵을 먹을 때는 커피만 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엔 빵을 한번 살펴볼까요? 길쭉한 소시지를 뱅글뱅글 꽈배기처럼 말아놓은 소시지빵은 달콤한 칠리소스가 인상적이었고,
저 위에 두껍게 지층을 올린 생크림빵은 아래에 있는 생지가 패스튜리같은 식감이어서 굉장히 부드러웠습니다.
우아한 자태를 온데간데없고, 배고픈 하이에나들에게 갈가리 찢긴 처참한 모습.
빵 위에 칠리소스가 카라멜화 되어서 스며들어 있는데, 빵의 쫀득함과 소시지의 탱글한 식감, 달다구리 한 소스의 조합이 썩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기운을 차렸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몰려들기 전에 후다닥 사진을 찍기로 했어요.
하늘과 바다가 마음이 뻥 뚫릴 정도로 시원한 빛깔을 자랑하고 있네요.
그림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암초들과 파도의 일렁임이 보였습니다.
드디어, D1 카페 최고의 핫플레이스 앞에 당도했습니다! 꽤나 높이가 있고 바닷바람이 휭휭 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한 번에 한 사람씩만 올라갈 수 있도록 안내되어 있었고요. 치마보다는 바지를 입고 올라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옆에서 보면, 초현실적인 느낌이 팍팍 풍겨지지 않나요?
부산의 훤칠한 절경과 아우러지는 최고의 포토존인 것 같습니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푸른 하늘을 닮은 구조물들이 인상 깊습니다.
자연경관을 헤치지 않고, 잘 섞여 들어가는 랜드마크인 것 같네요.
아마도 두 번째로 인기가 많은 포토존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에 서서 대충 찍어도 굉장히 맛있게 잘 찍히더라고요.
지금까지 여수나 제주도에 있는 해수욕장에 갔을 때는 날씨가 따라주지 않아서 물놀이를 제대로 즐길 수 없거나
흐릿하고 우중충한 하늘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 부산 여행은 날씨 하나만큼은 정말 끝내줬던 것 같습니다.
보잘것없는 나의 하루를 가슴 설레이는 멋진 날로 만드는 일, 그것이 여행이 아닐까?
달콤한 단잠에서 깨어나 분주한 아침을 맞이 하는 것처럼, 어느덧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시 올라간다면 퍽퍽한 일상이 잔뜩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별사탕 같은 하루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겠죠?
비교적 짧은 일정이었지만, 부산에 대한 좋은 추억을 남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즐거운 시간이 끝나는 것은 언제나 아쉽기만 한 일인 것 같아요.
첫날에 출발할 때만 하더라도 빗줄기가 요란하게 차창을 두들겨 댄 것 같은데, 언제 그랬냐는 듯 얌전한 모습입니다.
열차로 4시간가량 앉아만 있었더니, 온몸이 삐그덕 대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음부터 멀리 갈 때는 교통비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 같네요.
이번 여행은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좌충우돌 이리저리 부딪치면서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휴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최근에 여러 가지로 신경 쓸게 많아서 포스팅에 소홀해진 상태였는데, 둘째 날 2편부터는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여러 가지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재미있고 유익한 포스팅으로 여러분들께 찾아뵐 예정이니까, 많은 관심과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의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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