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도 막을 수 없었던, 규카츠&스끼야끼 도전기 - 혼네
5월 중순이 다 되었었는데도 비바람이 몹시 불면서 굉장히 서늘한 날이었습니다.
원래라면 그냥 집에 틀어박혀서 뒹굴거리려고 했지만, 오늘은 새로운 메뉴를 도전하기로 했어요.
예전부터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규카츠를 먹는 걸 봤는데, 겉과 속이 확연히 다른 비쥬얼에 마음이 훅! 쏠렸거든요.
서울대입구역에서 위치는 가까웠지만, 골목길 사이에 숨어있어서 살짝 길을 헤맸습니다.
토요일 5시30분 쯤에 오픈런을 진행했습니다. 인기가 많은 곳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테이블이 꽉 찼어요.
약간 조명이 어두침침한데 중간 중간에 포인트로 테이블 위에 조명이 아래를 비추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저희는 안쪽에 있는 자리에 앉았는데, 따로 조명이 없어서 침침한 느낌이었어요.
기본찬으로 삶은 완두콩과 양배추 샐러드가 나왔습니다.
완두콩은 궁금해서 하나 먹어봤는데, 미끌미끌거려서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샐러드는 땅콩버터의 감칠맛이 아삭한 양배추하고 잘 어울렸습니다.
맛있어서 크게 한 움큼씩 집어먹고 싶었어요.
메뉴판을 보여 드려야겠죠?
이벤트로 아사히 생맥주를 3잔 가격에 4잔으로 드리고 있네요.
생맥주 좋아하시는 분들은 참고 하시길!
일품요리에 있는 규카츠와 탕요리인 스끼야끼를 주문했습니다.
예전부터 궁금했었던 요리들이 어서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어요.
튀김과 사이드에도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잔뜩 있었습니다.
오히려 그림으로 메뉴판을 꾸며 놓으니 더 맛있어 보이고 식욕이 당겼어요.
그냥 배고파서 그런가?
이자카야인 만큼 다양한 주류를 구비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술을 잘 즐기지 않아서, 제로 코크로~
사케뿐만 아니라 일반주류도 판매하고 있네요.
이자카야에서는 하이볼을 많이들 드시는 것 같더라구요.
혼네에서 파는 스끼야끼는 각종 야채와 소알목심을 넣고서 나베식으로 먹는 관동식이라고 하네요.
건고추는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는데, 말씀하시면 따로 빼서 주신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냄비 가득 재료가 풍성하게 나와서 놀랐습니다. 맛이 정말 기대가 되었어요!
스끼야끼를 찍어서 먹는 계란노른자입니다.
최대 2인까지 두 접시까지만 제공된다고 되어 있었어요.
그다음엔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규카츠용 미니 화로입니다.
안쪽에 미니 양초로 가열을 하는 방식이어서 생각보다 불이 빨리 꺼지더라구요.
느긋하게 먹으려고 했는데, 고기를 3점 정도 올려둔 상태에서 초가 사그라들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잔불로 어느 정도 익히는 데는 성공했어요.
규카츠도 노른자를 기본으로 제공해 주어서 아주 고소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맨 끄트머리에 있는 고기조각들은 치킨 가라아게인 줄 알았는데, 소고기가 맞더라구요. ㅋㅋ
저 상태에서 먹어도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 저희는 핏기가 없는 게 좋아서 불판으로 고기를 올렸습니다.
화로도 있는데 그냥 먹으면 심심하잖아요?
스끼야끼 냄비에도 보글보글 기분 좋은 소리가 올라오고, 화로도 어느 정도 예열이 되어 가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쌀쌀한 날에 빗속을 뚫고 들어온 보람이 있어 보이는 스끼야끼의 모습이죠?
추울 때는 뜨끈한 고깃국물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규카츠도 나란히 3개를 올려 줬습니다.
너무 열이 뜨거우면 부채살이 다 타버리니까, 화력을 양초정도로 조절하나 봅니다.
소꿉놀이 하듯이 깔짝깔짝 뒤집는 재미가 있었어요.
생각보다 양초불인데도 화력이 잘 나오는 게 신기했어요.
5분 내외로 한 면이 적당히 구워졌습니다.
이야기에 열중하면 바짝 구워지거나 타버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오! 기름기가 번들거리는 맛있는 모습이네요.
규카츠는 바삭한 스테이크 튀김을 먹는 것 같았습니다.
한번 튀겨서 까득한 식감을 더하고, 노른자로 감칠맛을 곱하는 느낌!
소고기하고 야채가 전부여서 그런지, 금방 먹을 수 있게 조리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소고기, 버섯, 간장양념 모두 감칠맛이 폭발하는 식재료들이어서 어떤 맛일지 참 궁금했었네요.
드디어 맛을 보기 위해서 조금씩 앞접시에 덜어 보았습니다.
규카츠는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일본식으로 조리한 스테이크 튀김 같은 느낌이어서, 바삭하고 맛이 좋았습니다.
스끼야끼는 전체적으로 달달한 양념육수 때문에 설탕을 많이 넣은 일본식 뚝불 같았어요.
혼네에서 먹은 스끼야끼는 로컬라이징을 해서 건고추를 넣은 건지, 원래 본토에서도 넣어주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느끼함을 잡기 위해서 얼큰한 맛을 가미하는 것 같은데, 본토 스끼야끼는 너무 느끼할 것 같았어요.
규카츠하고 스끼야끼를 처음 먹어본 거라서, 비교할 대상이 없다 보니 조금 알쏭달쏭한 느낌이었습니다.
혼네에서 만족하지 못했다기보다는, 평소에 너무 기대했던 음식자체에 대해 조금 실망한 상태였던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는 정갈하고 담백하게 부족함이 없는 음식들이었지만, 아직 일식 일품요리들에 익숙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스끼야끼의 육수와 감칠맛이 조금 과하게 느껴졌어요.
약간, 여러 가지로 애매한 느낌으로 식사를 마무리한 것 같아서 부족한 2퍼센트를 채우기 위해 새우덴뿌라를 주문했습니다.
머리가 제거된 상태에서 큼직한 새우가 그대로 튀겨져서 나왔는데, 옆에 레몬 조각이 몰래 숨어 있더라구요.
다른 건 다소 아쉬웠을지 몰라도 지금까지 먹었던 새우튀김 중에서는 단연코 가장 맛있게 먹은 것 같습니다.
신선한 기름에 튀겨서 튀김옷도 보시는 것처럼 깨끗했구요. 아주 바삭하고 새우살이 큼직하게 씹혀서 너무 맛이 좋았어요.
갑자기 덴뿌라에서 고득점을 해버리니까, 제가 첫술에 너무 박한 평가를 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른 건 몰라도, 혼네에서 새우 덴뿌라는 꼭! 드셔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흐린 하늘에 거리가 금세 어두워졌더라구요.
궂은 날씨에 큰 기대치까지 맞물려서 살짝 거품이 꺼지는듯한 느낌은 있었지만,
혼네만의 포근한 감성으로 푸짐한 스끼야끼와 기깔나는 새우덴뿌라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이자카야에서 여러 가지 음식들을 서로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저의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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