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에 맘껏 취해볼까? - 여름 포항 여행기 3일차
길고 장황했던 포항에서의 휴가가 마지막으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2박 3일이라는 시간들이 저에게는 너무 감질맛 나는 순간들이라고 느껴졌어요.
이제 서울로 돌아가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최대한 많은 추억들을 꾹꾹 욱여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점심으로는 미리 알아봐 둔 쏨밧이라는 태국 음식점이 있어서, 찾아가 보기로 했어요.
점심시간에 딱 맞춰서 방문을 했는데, 생각보다 밥시간에 사람이 별로 없더라구요?
쏨밧 바로 앞에는 영일대 해수욕장이 있어서, 경치를 바라보면서 식사를 하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대낮인데도 조명이 굉장히 환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저녁즈음에 물놀이에 지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홀리듯이 많이 몰릴 것 같았어요.
2층에는 소규모로 조용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갈한 인테리어가 돋보였고, 가족단위로 식사하시기에 충분한 장소라고 생각하네요.
거진 2층 전체를 전세 내다시피 널널해서, 창가 쪽에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푸르른 바다를 보고 있자니, 휴양지 특유의 여유로움이 한가득 묻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 여름휴가 때는 어디 물웅덩이가 있을만한 곳에 말뚝을 박고서, 그냥 하루종일 잉여롭게 떠 있고 싶네요.
느어 칼국수
푸팟퐁커리
팟타이
무텃
메뉴판에 뭐가 좀 많죠? 저는 이번에 태국음식이 처음이어서 조금 다채롭게 주문을 넣어 보았습니다.
똠양꿍이라고 이름은 많이 들어 보았는데, 이때는 다른 메뉴에 집중하다 보니, 눈에 안 들어왔나 봅니다.
아래에 추가로 칵테일과 와인 메뉴판도 소개해 드릴게요!
이미지가 작아서 잘 안보이시면, 클릭 후에 이미지를 확대해서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성공적인 식사가 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테이블 위로 음식들이 하나 가득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종류별로 물국수에, 비빔면, 밥이랑 꾀기까지! 밸런스가 아주 굿이네요.
취향 것 풍미를 더해줄 향신료도 마련되어 있네요.
담백하고 속이편해서 쌀국수를 맛있게 잘 먹는 편입니다.
저는 쌀국수 육수랑 숙주나물, 양파절임이 그렇게 아삭하고 잘 맞는 것 같더라구요.
다행히 베트남 쪽 쌀국수와 그다지 큰 차이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맛은 그냥 일반적인 쌀국수의 평범한 맛이었어요.
무텃은 돼지 등갈비를 튀긴 음식입니다. 아주 간결한 설명이죠?
저는 입에 맞아서 아주 잘 먹었는데, 같이 있던 일행분들은 다소 퍽퍽한 살코기 때문인지 손이 별로 안 가더라구요.
덕분에, 저는 안 싸우고 넉넉하게 먹긴 했지만요. ㅎㅎ
등갈비 찜 같은 부드러운 요리를 드시다가, 무텃을 드시면 취향에 따라서 조금은 평이 갈릴 듯합니다.
내가 치킨을 먹을 때, 퍽퍽한 가슴살을 싫어한다? 그럼 No! No!
팟타이도 베트남식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새콤한 맛이 조금 더 돋보였습니다.
이것도 그냥 쏘쏘!
"뿌팟퓨, 뭐?"
아, 이 친구는 발음이 조금 거칠다 보니, 앞사람 얼굴에 침을 발사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도록 합시다.
먹으라고 주길래, 아무 생각 없이 잘 먹었는데,
그냥 새우튀김인가 싶었던 게, 소프트쉘 크랩이더라구요?
커리랑도 잘 어울리고, 나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껍질 채 먹는 게, 마치 낑깡 같군요?
세팅된 사진 보다, 더 많이 입에 쑤셔 넣었지만, 일단은 이렇게 담았다는 거.
저희가 첫날에 마지막 일정으로 영일대를 갔었잖아요? 저녁 피크 시간이 되면, 영일대 근처에 차를 댈만한 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도로가에 주차를 하거나 주차장에 들어가면 다시 나오는 순간, 자리를 다른 사람들한테 빼앗긴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영일대 주변에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는 생각보다 먹을 만한 식당이 잘 안 보입니다. 대게 카페나 해산물만 보였어요.
꽤나 걸어서 나가야 식당가가 쭉 나오기 때문에, 영일대 바로 앞에 쏨밧 같은 식당이 있다는 건 참 다행인 것 같습니다.
크게 실패할 일이 없고, 무난한 맛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감. 영일대에서 쏨밧은 꽤나 매력적일지도?
피크 시간대에 방문을 안 해서 모르겠지만, 웨이팅이 엄청날 것 같습니다. 참고해 주시길!
이번에는 조금은 뜻깊은(?) 장소로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포항 하면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요? 바로, 포항 제철소입니다!
지금 방문한 장소가 제철소는 아니고, 포스코가 설립된 이후로 지금까지 어떻게 걸어왔는지, 세세히 알 수 있는 박물관입니다.
사전에 예약을 하고, 방문을 하셔야 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당일 방문은 입장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드시 확인해 주세요!
역사관에서는 볼만한 것도 많고, 꽤나 울림을 주는 뜻밖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어디 한번 보실까요?
오! 처음 마주하는 취지문에서부터, 제철인들의 강한 자부심이 느껴지네요.
포항 제철소를 설립해서, 준공식을 진행하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정말로 역사적인 순간이네요.
한 번에 예약을 한 인원들이 충분히 모이면, 포스코 홍보 동영상을 보여 줍니다.
제작된 지 조금 오래된 영상으로 보이는데, 꽤나 몰입이 되는 쇳물과 같은 열정을 담은 영상입니다.
처음 쇳덩이를 연단하는 장인의 손길에서,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이 되었던 포스코 제철소가 되기까지의 역경의 순간들을 담고 있습니다.
간만에 알아볼만한 게 나왔네요! 바로, 백제의 칠지도!
삐죽삐죽한 곁가지가 튀어나온 게 멋있어 보여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영상물 감상 후에, 큐레이터 선생님의 가이드와 함께, 역사관을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교육 목적으로 방문한 부모님들이 많이 보였어요.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도록 만들어준, 포항 제철소의 도약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는 반도체를 산업의 쌀이라고 부르고 있죠?
한국이 산업화에 성공하고, 세계에서 거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동력은,
국민 모두를 하나로 모은 "모두 다 잘살아 보자."는 염원!
"잿더미만 가득했던 나라에서, 산업화를 이루기까지!"
저도 모르게 감탄하면서 몰입감 있게 관람을 한 것 같네요.
이번에 역사관을 돌아보면서, 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포스코를 설립하는 데 사용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국내외로 부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이런 성공을 일구었는지 의아했었는데, 확실한 동기 부여가 있었네요.
주 5일 근무, 주 40시간제가 당연한 시대에서 살고 있는 지금,
저 앞의 문구가 굉장히 대단스러워 보였습니다.
내 헌신으로 후세가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선뜻할 수 있을까?
조금 가물가물 한데, 제 기억이 맞다면, 용광로를 1/3로 축소한 모형이라고 한 것 같은데 말이죠?
이 모형 밑에는 쇳물을 만드는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얼핏 보면, 재난이나 환경 다큐멘터리로 보이겠네요;;
저렇게 펄펄 끓는 쇳물을 상대하려면, 정말 위험할 듯합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극한 환경에서 작업을 하기 위해 입는, 방열복입니다. 엄청 더워 보이네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대한민국의 위상을 알리고 있는 포스코의 모습입니다.
지금의 포스코를 있게 만든, 제철인들의 열정이 한가득 느껴지네요.
로보트 태권 V도 우리 손으로 만들 거라는 말씀!
역사관에서 즐거운 관람 이후에, 살짝쿵 쉬어 가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바로 맞은편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이용하기 좋았어요. 한창 햇살이 뜨거워지는 시간이어서,
많은 분들이 피서지로 스타벅스로 몰려든 상황이었습니다.
역사관에서 차를 타고, 언덕을 향해 3분가량 올라가면, 포스코 뮤지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역사관에서 가이드해주시는 분이 바로 올라가라고 했는데, 스타벅스에서 밍기적 거리는 사이에,
관람시간이 지나 버려서 입장을 하지 못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지요. ㅠ
그래도 다음 일정이 있으니,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떠났습니다.
이번 포항 여행의 마지막 액티비티는 크루즈 체험입니다.
바닷가 동네에 왔으니, 뱃놀이(?)를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겠죠?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하면, 인적사항을 적어서 제출하라고 방명록 같은 판때기를 주는데요.
아마도 유사시에 탑승객들을 체크하기 위한 조치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약간 오싹한데?
티켓의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운항 시간도 꼼꼼하게 확인해 주세요!
저희가 탑승할 시간대에는 안타깝게도 밀물 시간이어서 높아진 수위 때문에, 운하 방향으로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운항코스도 미리 살펴보시고, 탑승을 결정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승선권은 이렇게 생겼어요. 핑크핑크 하죠?
승선을 기다리는 사람들 앞으로 비둘기가 모여들었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갈매기가 아니라 비둘기였네?
뭐냐 니네?
곧 승선할 크루즈의 모습입니다. 물에 떠 있는 스쿨버스 같은 느낌이네요.
아주 든든하다는 소리입니다.
한, 20분가량 기다리면, 승선권에 적힌 번호를 순서대로 불러 주시는데, 그때 탑승하시면 됩니다.
앞에 보이는 작은 보트가, 운하를 지날 때 탑승할 때 사용되는 보트 같네요.
내부는 굉장히 널찍한 모습입니다. 바깥쪽은 노란색이어서 스쿨버스 같았는데, 안쪽은 영락없는 관광버스 같네요. ㅎㅎ
어느 정도 항해를 시작하면, 선장님이 배 뒤에 가서 사진을 찍고 오셔도 된다고 안내를 해주시더라구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아주 시원해 보입니다.
운행하는 크루즈 옆으로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분들이 많았어요.
다음 여름에는 해상 액티비티나 빠지를 이용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운행시간이 길고, 배가 커서 그런지 파도도 잔잔하고 뱃멀미가 하나도 없었어요.
창가 쪽에 앉아 있다 보면, 졸음이 솔솔 몰려옵니다.
크루즈가 선착장으로 돌아가면, 이제는 진짜로 포항에서 헤어져야 할 시간이네요.
포항역으로 이동하는 와중에, 아쉬운 마음이 너무 커져서 문뜩 보이는 해변에 차를 세우게 되었습니다.
신명 나게 카이트 보드를 타는 분들이 계셔서, 저도 한번 타보고 싶더라구요.
뭐가 건더기가 많아서, 미역국 같은 해안가.
3일 만에 다시 돌아온 포항역의 로비입니다.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이 복잡 미묘한 느낌들..
포항역 근처에 밀면집에서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애매해서 그냥 간단하게 때우고 올라가렵니다.
라면은 집에서도 먹을 수 있으니까, 돈까스랑 김밥을 시켜 보았어요.
조금 아쉽지만, 그냥 그런대로 다 아는 맛?
김밥은 속이 조금 부실해서 아쉬웠네요.
항상 돌아서는 순간은 아쉬움이 남지만, 더 즐거운 나날들이 기다릴 테니까, 오늘은 조금 참아야 합니다.
정말 별 기대 없이 따라왔지만, 하늘과 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어서 눈요기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예쁜 사진도 많이 건졌고, 무엇보다 두 번 망했다 곱창 같은 재미있는 현지인 맛집들도 발견하게 되어서, 더 기억에 남네요.
이제 2023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포항에서 잠시 쉼표를 찍고 얻은 에너지로 남은 하반기도 으쌰으쌰 힘을 내야겠습니다.
올여름엔 포항에서 잘 놀았고, 그럼 내년에는 또 어디로 가려나?
저의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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