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니 붓싼 가봤나? 사람 냄새나는 부산 여행, 첫째 날
이번에는 열차 안에서 인사를 드리게 되었네요. 올여름 휴가의 행선지는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제1의 무역항으로 유명한 부산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하는데 보시는 것처럼 빗줄기가 어찌나 굵은지, 제대로 여행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말이어서 그런 건지 부산으로 내려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약간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어요.
부산역에서 렌트카를 인수받고 나오는 길인데, 역 앞에 차이나 타운이 있더라고요? 궁금했지만 일정을 위해 다음을 기약하는 걸로..
부산역을 스쳐 지나가며 한 장 담아 보았습니다. 역전 구석탱이에서 렌트카를 인수받느라 몰랐는데, 규모가 굉장히 크더라구요.
일단은 요트 체험을 예약해서 선착장으로 이동하는 중인데요. 도로에 진입해서 달리다 보니까, 본격적으로 여행을 하는구나 싶어서 굉장히 들떴습니다.
부산에는 눈에 띄게 화려하고 높은 고층빌딩들이 많아서, 이동 중에 눈요기로 심심치 않았습니다.
바닷가를 끼고 있는 국내 최고의 항구 도시답게, 부두에는 대형 크레인들과 컨테이너 선적을 기다리는 배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선착장이 있는 요트경기장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 멀리서 광안대교가 보이시나요? 국내에서 가장 긴 교량이고,
다이아몬드 브릿지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낮에도 저렇게 우아하게 뻗어 있는데, 밤에 보는 야경은 얼마나 예쁠까요?
오우.. 갑자기 부산에도 폭우가 쏟아지는데, 첫 일정부터 계획이 틀어지는 건가 싶어서 굉장히 마음이 졸여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요트다 업체에 문의한 결과, 일시적으로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거라고 하시면서 출항시간 한 시간 전에 공지해 주신다고 하셨어요.
휴.. 다행히 어느 정도 구름이 걷히면서 원래 일정대로 출항을 재개하기로 하였습니다. 나이스~ 정말 다행이죠?
요트경기장에 도착하시면 주위에 주차장이 있고, 지금 보시는 것처럼 선착장이 있는데, 이 앞에서 요트들이 쭉 대기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네이버 지도를 보면서 찾아갔는데, 자꾸만 다른 업체인 요트야 회관으로 길을 알려줘서 제시간에 못 찾아갈 뻔했어요!
한참을 헤매다가 간신히 요트다 팻말을 들고 계신 직원분을 찾았는데, 전화통화를 하시다가 저희랑 눈이 딱! 마주쳤을 때,
"아, 요 있네 ㅋㅋㅋ" 하는 표정으로 씩 웃어주며 친절하게 반겨주던 모습이 너무 정겨워서 유독 기억에 남았습니다.
타지에서 딱딱한 도시 생활에 지쳐서 그런 걸까요? 오랜만에 사람 냄새 찐~ 하게 풍기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출항시간이 되면 "요트다 탑승하시는 분들은 이쪽으로 오세요~!" 하고 팻말 들고 앞장서시는데, 그냥 앞사람 뒤통수만 보고 쫄래쫄래 따라가시면 됩니다.
최대한 빨리 가셔서 줄을 일찍 서야 요트에 선착순으로 탑승해서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겠죠? 어딜 가든 발이 빨라야 합니다!
하지만 조금 늦더라도, 요트가 꽤나 널찍하고 자리도 넉넉해서, 1시간가량 운항하는 동안 포토타임을 가지기엔 충분합니다.
안전을 위해서 뽀득뽀득한 슬리퍼와 구명조끼를 입고서 각자 자리를 잡으면, 직원분들이 돌아다니면서 생수를 나누어 주십니다.
저 멀리 보이는 매끈한 빌딩은 해운대 아이파크입니다~ 한강뷰만 봐도 소원이 없을 것 같은데, 매일 보는 바다 뷰는 얼마나 좋을까요?
사람들이 각자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으면, 드디어 요트가 둥실둥실 선착장을 나서기 시작합니다!
주변에 다른 요트들과 함께 천천히 바다로 나가는 모습에 가슴이 간질간질했습니다.
작은 요트는 탑승인원이 적어서 조용히 프라이빗한 시간을 즐기기 좋지만, 파도가 출렁일 때마다 흔들림이 유독 커 보였어요!
본인이 뱃멀미가 심하거나 겁이 많다 생각하시는 분들은, 작은 배보다 큰 요트에 탑승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느 정도 멀찍이 바다로 나오면, 요트보다 훨씬 큰 배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봐도 체급 차이가 어마 어마 하네요.
지나가는 배를 향해 손을 흔들면, 반대편에서도 화답해 줍니다. TV에서나 볼법한 굉장히 낭만 있는 모습이었어요!
불과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마음 졸이면서 광안대교를 달렸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유유자적하게 떠다니고 있네요.
날씨가 흐리고 구름이 많아서 아쉬웠는데, 노을 진 석양을 보거나 야경진 하늘에 불꽃놀이를 하면 정말 끝내줄 것 같았어요.
이제 슬슬 다리 밑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요. 운치 있는 야경과 요트 안에서 울려 퍼지는 발라드가 힐링의 끝을 보여줍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돈을 벌려고 하는구나.. (깨달음을 얻었다.)
다리 주변에는 카약을 타는 체험이 한창 진행 중이었습니다. 저 작은 보트로 여기까지 나온 게 정말 신기했어요. 안 무서운가?
하늘이 꽤나 어두컴컴해졌죠? 저 멀리서 불꽃놀이를 하는 요트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는 산보다는 바다가 더 좋은 것 같아요.
키야~! 시원하게 뻗어있는 광안대교를 지나가는 모습입니다. 짠내 가득한 바닷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어요.
한 바퀴 크게 돌아서, 이제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아까 봤던 아이파크인데 불이 많이 켜져 있죠?
낭만 가득한 항해가 끝나 버렸네요. 아쉽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은 것 같습니다. 한 시간 가량 되는 운항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정말 후딱 가버렸어요.
끝내주는 야경으로 눈을 가득 채웠으니까, 이제는 남은 배를 채우기 위해서 다음 행선지로 GO! GO!
바닷가에 왔으면 당연히 해산물을 먹어줘야겠죠? 첫날엔 갈비와 조개구이로 위장에 기름을 적셔 주기로 했습니다.
주변에 광안리 해수욕장이 있어서, 사람도 많고 자동차도 정말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주차장이 없어서 얼마나 헤매었는지 모르겠어요.
주차만 하면 끝이겠거니 했는데, 산 넘어 산이라고 했던가요? 지칠 때로 지쳐있었는데, 웨이팅 시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얼마나 맛있길래 이래?!?
저는 배고플 때 먹방을 보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매장 안에 연기가 자욱한 거 보이시나요? 저 숯불 냄새 맡으면서 어떻게 참아! (잘!)
처음엔 달빛 4단 조개구이를 먹으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당일 판매량이 오링 났다지 뭐예요!
풍성갈비&조개구이에서는 인기 메뉴가 순식간에 사라지기 때문에 미리미리 찾아 주셔야 해요.
하.. 아쉬운 대로, 5단 갈비와 삼겹 세트메뉴를 주문하기로 정했습니다.
입에서 "우리 그냥 다른 데서 먹으면 안 될까?"라는 말이 나올 무렵에 자리에 착석하게 되었습니다. 죠아!
오와! 해산물이랑 고기가 싱싱한 거 한눈에 보이시나요? 제가 갔던 고깃집 중에 가장 호화로운 식탁이었습니다.
전복이 꿈틀 대면서, 몸을 베베 꼬는데 마트나 시장에서 파는 전복보다 싱싱했어요!
그래도 살아있는 생물을 불판에 구워서 먹으려고 하니까 죄책감이 조금 들었습니다. 인간이 미안해!
한쪽 불판엔 고기를 굽고, 나머지 불판에는 해산물과 해물 파스타를 익혀 주는 모습입니다.
4인 이서 먹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이 풍족한 식사가 가능했습니다.
생삼겹살이라서 돼지 잡내 없이, 노르스름하게 잘 구워서 꿀떡꿀떡 잘 집어 먹었습니다.
데리야끼 소스에 키조개랑 바지락을 넣어서 만든 해물 파스타입니다. 맛은 글쎄요? 구색은 그럴싸한데, 그리 맛이 좋진 않았어요.
이건 꽃게와 새우를 넣어서 바다 향을 듬뿍! 첨가한 해물 라면입니다. 나쁘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라면에 부차적인걸 넣으면 라면 맛도 변하고 물 조절도 어려워서 썩 반기지는 않습니다.
고깃집에서 사이드로 먹을 때 비빔냉면이 없으면 섭섭하죠? 예전에는 물냉면을 더 많이 먹은 것 같은데, 요즘은 비냉을 더 자주 찾게 되네요.
삼겹살이 다 구워져서, 바로 갈비를 펼쳐 주었습니다. 이때는 입에 쑤셔 넣기 바빠서 잘 몰랐는데, 수제 갈비로 나름 자부심을 가지는 곳이었어요.
주차장에 차들이 빼곡히 들어찬 게 보이시죠? 부산 여행하는 내내 차 댈 곳이 마땅히 않아서, 주차장을 찾아서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몰라요.
이제 배도 든든히 채웠겠다. 급한 것도 없는데 숙소에 가서 짐도 풀고, 바닷물에 발도 살포시 담가 주어야겠죠? 자, 출발합니다.
풍성 갈비에서 숙소까지 거리는 얼마 안 됐는데, 내비게이션이 말썽인 데다가 진입하는 도로에서 신호등도 이상하게 되어있어서, 정말 난처했습니다.
복도 끝에서 끝까지 엄청 길죠? 전력으로 달려도 왕복하려면 꽤나 시간이 걸릴 듯했습니다.
아니, 이렇게 방이 넓다고? 방에서 풋살을 해도 될 것 같은데? 3성급 호텔은 역시나 급이 다르네요.
여기는 창가에서 입구를 향해서 한번 찍어 보았습니다. 정말 쾌적해 보이죠?
이번에는 창가로 나가 볼까요? 광안리 해수욕장의 밤거리가 한눈에 보입니다. 정말 그림 같네요.
첫째 날은 광안대교를 끼고서 빙글빙글 돌면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밤이 되니까, 조명이 밝아서 더 예쁜 것 같네요.
이제 나가서 모래사장에 발 도장만 찍으면 되는데, 날도 덥고 기운이 쪽 빠져서, 정말 큰 마음을 먹고 일어서야 했습니다.
호메르스 호텔 앞에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굉장히 많은 인파가 북적였습니다. 해수욕장 폐장시간이 1시간 남짓 했는데도 말이죠.
근처에 있는 미니스톱에 가서, 디저트 겸 소프트콘을 먹었는데, 너무 부드럽고 살살 녹았습니다.
미니스톱이 매장이 적어서 그렇지, 치킨, 튀김요리랑 이런 디저트가 가격도 괜찮고 맛이 좋더라고요?
모래사장 위에는 포토존도 많았는데,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많은 분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계셨습니다.
굉장하죠? 카메라만 들이대면 바로 인생 샷이 뚝딱! 뚝딱! 나오는 환상적인 뷰를 자랑합니다.
8월 중순에 광복절을 끼고서, 굉장히 무더운 날에 휴가를 떠났는데도 바닷물이 제법 차가워서 깜짝 놀랐습니다.
미니스톱에서 구입한 별거 아닌 싸구려 불꽃이지만 장소가 장소인 만큼, 머릿속에서는 강렬하게 기억되겠죠?
모래사장 위의 불꽃은 조금씩 사그라들어 가지만, 22년의 광안리의 바닷가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부산에서의 첫날밤이 이렇게 무르익어 갑니다.
"아, 이게 낭만 아잉교?"
저의 블로그를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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